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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볼 때 더 좋은 영화 (내면, 고독, 성장)

by 리친포 2025. 3. 6.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영화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누군가와 함께 볼 때도 좋지만 오히려 혼자 볼 때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영화들이 있죠. 영화를 보면서 때로는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하고요. 때로는 조용히 위로를 건네며, 때로는 나아갈 용기를 주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내면, 고독, 성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내면을 탐구하는 영화 –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

가끔은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영화를 보며 조용히 내면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나이트 온 어스(Night on Earth, 1991)"는 전 세계 다섯 개 도시의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통해 우리 각자의 인생이 얼마나 다르고도 닮아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도시마다, 기사마다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 2013)"은 더욱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하는 외계인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죠. 말이 거의 없는 이 영화는 오로지 분위기와 이미지, 그리고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마치 명상하듯 사색에 빠지게 합니다. "더 랍스터(The Lobster, 2015)"는 조금 더 풍자적인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탐구하는 영화입니다. 사랑을 하지 않으면 동물로 변해야 하는 세계에서 혼자 남겨진 한 남자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인데, 관계와 외로움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죠. 이 영화들을 보고 나면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2. 고독을 위로하는 영화 – 혼자 있는 시간을 특별하게

혼자 있는 것이 반드시 외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내 루틴대로 하루를 보내고, 주변의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시간을 충만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감정을 가장 잘 담아낸 영화가 "패터슨(Paterson, 2016)"입니다. 매일 같은 길을 운전하는 버스 기사 패터슨의 일상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법을 부립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죠. 비슷한 감성을 가진 영화로는 "올드 조이(Old Joy, 2006)"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가 함께 여행을 떠나지만, 서로의 변화된 삶을 보며 어색함을 느끼는 이야기인데요. 과거의 관계가 현재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우리 삶과 닮아 있어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비포 선셋(Before Sunset, 2004)"이 있습니다.이 영화는 혼자 볼 때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영화같아요. 파리를 거닐며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마치 나도 그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죠. 혼자서 보고 있으면 마치 영화 속 인물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 만큼, 그들의 대사가 현실처럼 살아 있습니다. 나도 그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요.

3. 성장과 변화를 그린 영화 – 나에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

혼자 있는 시간이 꼭 조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새로운 도전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영화가 필요할 때가 있죠. "퍼스트 카우(First Cow, 2019)"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두 남자가 조그마한 기회를 붙잡아 자신들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마치 우리도 새로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줍니다. "탠저린(Tangerine, 2015)"은 완전히 다른 톤으로 우리를 몰입시킵니다. 특이하게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 영화는 로스앤젤레스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역동적인 화면과 빠른 전개 속에서, 주인공들의 거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죠. 마지막으로 "토리와 로키타(Tori et Lokita, 2022)". 이 영화는 난민 청소년 두 명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주려 애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가진 관계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성장 영화들은 단순히 주인공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도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그 변화가 때로는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게 해주기도 하죠.

 

혼자 볼 때 더 좋은 영화들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나 자신과 깊이 마주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때로는 생각을 정리하게 하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흐릿해진 감정을 선명하게 만들어주죠. "나이트 온 어스", "패터슨", "퍼스트 카우"처럼 조용한 영화들은 혼자 있는 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더 랍스터", "탠저린", "토리와 로키타" 같은 영화들은 새로운 시각과 감정을 선물해 줍니다. 오늘 밤, 당신의 감정에 가장 어울리는 영화 한 편을 골라보세요.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이상 외로운 것이 아니라 특별한 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